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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와 고스톱의 역사와 규칙 — 하나후다에서 명절 놀이까지

포르투갈 카드에서 일본 하나후다를 거쳐 한국 화투가 되기까지의 역사, 48장 패의 구성, 고스톱의 기본 규칙과 점수 계산을 사실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화투 #고스톱 #하나후다 #카드게임 역사 #명절 놀이

설이나 추석이 되면 가족들이 둘러앉아 화투를 치는 모습은 한국에서 익숙한 풍경입니다. 그런데 화투는 원래 한국의 전통 놀이가 아닙니다. 16세기 포르투갈 상인이 일본에 가져온 카드가 일본에서 '하나후다'로 바뀌고, 19세기 말 한반도에 들어와 지금의 화투가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화투가 어떤 길을 거쳐 한국에 왔는지, 48장의 패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가장 널리 알려진 화투 놀이인 고스톱의 규칙은 어떤지 차례로 정리합니다. 놀이 문화로서의 역사와 규칙을 소개하는 글이며, 돈을 거는 놀이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포르투갈 카드에서 일본 하나후다로

카드 놀이는 16세기 중반 포르투갈 사람들이 일본에 처음 가져왔습니다. 당시 포르투갈 카드는 네 가지 무늬에 12장씩, 모두 48장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처음 만든 카드는 덴쇼(天正) 연간(1573~1592)에 포르투갈 카드를 본떠 만든 것으로 '덴쇼 가루타'라고 불렸습니다. 가루타라는 말 자체가 카드를 뜻하는 포르투갈어 '카르타(carta)'에서 왔습니다.

에도 막부는 카드가 도박에 쓰이자 여러 차례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시기사건
1633년 이후서양과의 교류를 끊으며 외국 카드 금지
1648년덴쇼 가루타 금지
1791년간세이 개혁 때 도박용 카드 다시 금지
1816년하나후다의 전신 '하나아와세'가 금지된 도박 도구로 기록됨

금지될 때마다 그림을 바꾼 새 카드가 나왔고, 이 숨바꼭질 끝에 숫자 대신 꽃과 계절을 그린 카드가 생겼습니다. 교육용으로 허용되던 시 카드(우타가루타)처럼 보이게 하려고 일부 패에 옛 시를 적어 넣기도 했는데, 지금 화투의 '띠' 패에 글씨가 있는 것도 이 흔적입니다. 결국 하나후다는 12달을 상징하는 12가지 꽃, 달마다 4장씩 48장으로 정리되었습니다.

하나후다와 관련해 잘 알려진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게임 회사 닌텐도가 1889년 야마우치 후사지로가 수제 하나후다를 만들어 팔기 위해 세운 회사라는 점입니다. 닌텐도는 1970년대부터 비디오 게임에 집중했지만 지금도 일본에서 하나후다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화투

하나후다는 1890년대 후반 무렵 한반도에 전해진 것으로 봅니다. 임진왜란 때 들어왔다는 설도 있지만, 19세기 말 대마도 상인 등 일본 상인들이 항구를 통해 퍼뜨렸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한국에서는 '꽃 싸움'이라는 뜻의 화투(花鬪) 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이미 서민층에게 널리 퍼져, 화투로 운수를 보는 '운수떼기'나 달마다 그림을 풀이하는 민요 「화투타령」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광복 이후에는 일본색이 짙다는 이유로 한동안 덜 쓰였다가, 1950년대에 디자인이 바뀌었습니다. 이때 쉽게 닳는 종이 대신 플라스틱으로 재질을 바꾸고, 대량 생산을 위해 그림을 단순하게 하고 색도 줄였습니다.

화투와 하나후다는 어떻게 다를까

같은 뿌리지만 한국 화투와 일본 하나후다는 겉모습이 꽤 다릅니다.

항목한국 화투일본 하나후다
재질플라스틱, 뒷면에 요철두꺼운 종이를 여러 겹 붙임
뒷면 색주로 붉은색주로 검은색
11월·12월오동이 11월, 비가 12월순서가 반대
광 표시'光' 글자가 있음글자 없음
띠 글씨'홍단', '청단' 등 한글일본어 시구
보너스 패쌍피·삼피 등 추가 패 포함보통 없음

비광에 그려진 인물의 옷차림도 하나후다에서는 일본식이지만 화투에서는 바뀌었습니다. 한국 화투에 보너스 패가 들어 있는 것은 고스톱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48장 패의 구성

화투는 1월부터 12월까지 달마다 4장씩, 모두 48장입니다.

달이름달이름
1월송학(소나무와 학)7월홍싸리
2월매조(매화와 새)8월공산(공산명월)
3월벚꽃9월국진(국화)
4월흑싸리10월단풍
5월난초11월오동
6월모란12월비

패는 크게 네 종류로 나뉩니다.

  • 광(光): 다섯 장. 1월·3월·8월·11월·12월에 있습니다.
  • 열끗(동물 패): 주로 동물이 그려진 패입니다.
  • 띠: 붉은 띠(홍단), 푸른 띠(청단), 글씨 없는 붉은 띠(초단)가 있습니다.
  • 피: 나머지 점수 낮은 패입니다. 두 장으로 치는 '쌍피'도 있습니다.

소나무·학·해·달·사슴처럼 동양화의 십장생에 나오는 소재와, 매화·난초·국화·대나무 같은 사군자 소재가 그림에 많이 쓰인 점도 흥미롭습니다.

고스톱은 언제 생겼을까

화투로 하는 놀이는 민화투, 육백, 섯다, 고스톱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국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고스톱입니다. 둘이서 할 때는 '맞고'라고도 부릅니다.

고스톱이 정확히 언제 생겼는지는 자료마다 다릅니다. 일본의 비슷한 화투 놀이(하나아와세, 하치하치 등)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점, 그리고 1970년대에 한국에서 크게 유행했다는 점은 여러 자료가 공통으로 말합니다. 1980년대에는 당시 정치 상황을 풍자한 변형 규칙이 생기는 등, 고스톱의 규칙은 시대에 따라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집집마다 '우리 집 규칙'이 조금씩 다릅니다.

고스톱 기본 규칙

아래는 많이 쓰이는 기본 규칙입니다. 세부 사항은 지역과 집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패 돌리기

  • 두 명(맞고): 바닥에 8장, 각자 손에 10장을 나눕니다.
  • 세 명: 바닥에 6장, 각자 손에 7장을 나눕니다.
  • 남은 패는 뒤집어 가운데 쌓아 둡니다.

한 차례의 진행

  1. 손에 든 패 한 장을 내서 바닥에 있는 같은 달 패와 맞추면 두 장을 가져옵니다. 맞는 패가 없으면 그냥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2. 가운데 더미에서 한 장을 뒤집어, 같은 달 패가 바닥에 있으면 그것도 가져옵니다.
  3. 차례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돕니다.

자주 나오는 상황

이름뜻
뻑낸 패로 맞췄는데 뒤집은 패도 같은 달이라 세 장이 바닥에 남는 것
쪽낸 패가 바닥과 안 맞았는데 뒤집은 패가 그것과 맞는 것
따닥바닥의 같은 달 두 장에 손패와 뒤집은 패까지 네 장을 한 번에 가져가는 것
흔들기손에 같은 달 세 장이 있을 때 보여 주는 것, 이기면 점수 두 배
폭탄손의 같은 달 세 장을 한 번에 내서 바닥의 네 번째 패를 가져오는 것

쪽, 따닥, 폭탄처럼 유리한 상황에서는 상대에게서 피를 한 장씩 받아 옵니다.

점수 계산과 '고'와 '스톱'

점수는 모은 패의 조합으로 계산합니다.

조합점수
광 3장(비광 제외)3점
광 3장(비광 포함)2점
광 4장4점
광 5장15점(집마다 다름)
홍단·청단·초단 각각3점
고도리(2월·4월·8월의 새 그림 세 장)5점
띠 5장1점, 1장 늘 때마다 +1
열끗 5장1점, 1장 늘 때마다 +1
피 10장1점, 1장 늘 때마다 +1

세 명이 할 때는 3점, 두 명이 할 때는 7점 이상을 내면 결정을 해야 합니다.

  • 고: 판을 계속합니다. 점수가 더 오르지만, 그사이 다른 사람이 먼저 점수를 내면 불리해집니다.
  • 스톱: 판을 끝내고 점수를 확정합니다.

진 사람에게는 '피박'(피가 너무 적을 때), '광박'(광이 하나도 없을 때), '고박'(고를 불렀다가 졌을 때)처럼 점수를 두 배로 하는 규칙이 붙기도 합니다. 아무도 점수를 내지 못하고 끝나면 '나가리'라고 합니다.

즐길 때 알아 둘 점

고스톱은 운과 판단이 섞인 놀이입니다. 어떤 패를 먼저 낼지, 언제 '고'를 부르고 언제 멈출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확률과 상대 패를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만 화투는 역사 내내 도박과 얽혀 왔고, 지금도 온라인 고스톱이 불법 도박에 이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 형법 제246조는 도박을 한 사람을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시적인 오락 정도에 그치는 경우만 예외로 둡니다. 어디까지가 오락인지는 금액이나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족끼리 즐길 때도 돈 대신 점수나 바둑돌로 계산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화투 한 벌에는 포르투갈의 카드, 에도 시대의 금지령, 한국 명절 풍경까지 400년 넘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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