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의 역사: 스네이크에서 앱스토어, 그리고 오늘날까지
노키아 휴대폰의 스네이크와 피처폰 게임, 2008년 앱스토어 개장, 앵그리버드, 부분 유료화와 인앱 결제, 클래시 오브 클랜, 포켓몬 GO, 하이퍼캐주얼까지 모바일 게임이 어떻게 게임 산업의 중심이 되었는지 정리했습니다.
지금은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이 너무 익숙하지만, 휴대폰 게임의 출발은 흑백 화면 위를 움직이는 점 몇 개였습니다. 그 작은 게임이 30년 만에 전 세계 게임 매출의 절반 안팎을 차지하는 거대한 시장으로 자랐습니다.
이 글에서는 모바일 게임의 역사를 다섯 단계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피처폰에 기본으로 들어 있던 스네이크, 통신사가 유통을 쥐고 있던 자바 게임 시대, 2008년 앱스토어가 연 스마트폰 시대, 부분 유료화와 인앱 결제가 바꾼 수익 구조, 그리고 포켓몬 GO와 하이퍼캐주얼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는 흐름입니다.
첫 휴대폰 게임과 노키아의 스네이크
영문 위키백과에 따르면 가장 이른 휴대폰 게임은 1994년 독일 하게눅(Hagenuk)의 MT-2000 휴대폰에 들어간 테트리스 변형 게임입니다. 다만 휴대폰 게임이라는 개념을 대중에게 알린 것은 노키아의 《스네이크》였습니다.
스네이크는 뱀을 움직여 먹이를 먹을수록 몸이 길어지고, 벽이나 자기 몸에 부딪히면 끝나는 단순한 게임입니다. 1990년대 후반 노키아 6110에 처음 실렸고(문서에 따라 1997년 또는 1998년으로 적혀 있습니다), 이후 여러 해 동안 노키아 휴대폰에 기본으로 들어갔습니다. 영문 위키백과는 스네이크가 전 세계 3억 5천만 대의 기기에 탑재되었다고 적고 있습니다.
스네이크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전화기로도 게임을 한다"는 수요를 처음으로 분명히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노키아는 이후 스네이크 II, 스네이크 Xenzia 등 후속작을 꾸준히 넣었고,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2012년 노키아판 스네이크를 소장하고 싶은 게임 40편 가운데 하나로 발표했습니다.
피처폰 게임 시대: i-모드, 자바, 그리고 통신사
1999년 일본 NTT 도코모가 i-모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내려받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코나미, 타이토, 남코, 허드슨 같은 일본의 대형 게임사들이 i-모드용 게임을 발표했고, 2001년 i-모드 이용자는 일본에서만 2,000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는 대부분의 휴대폰 게임이 자바(J2ME)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밖에 퀄컴의 BREW, 한국의 WIPI, 심비안 등 여러 플랫폼이 함께 쓰였습니다. 이 시기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유통은 통신사 중심: 미국에서는 AT&T, 버라이즌 같은 이동통신사가 게임 판매 창구 역할을 했습니다.
- 기기마다 제각각: 화면 크기와 버튼 배치, 성능이 기종마다 달라 같은 게임도 수많은 버전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 한 번 사는 방식: 게임 한 편을 내려받을 때 요금을 내는 유료 판매가 일반적이었습니다.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졌습니다. 인포르마 텔레콤스 앤드 미디어는 2005년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을 26억 달러로 추정했습니다.
2008년, 앱스토어가 바꾼 판
전환점은 애플이었습니다. 2007년 아이폰이 나왔고, 2008년 7월 10일 애플 앱스토어가 약 500개의 앱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다음 날 출시된 아이폰 3G에는 앱스토어가 기본으로 들어 있었습니다. 구글도 같은 해 10월 22일 안드로이드 마켓을 열었고, 이 마켓은 2012년 3월 구글 플레이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앱스토어가 가져온 변화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변화 | 이전 (피처폰) | 이후 (스마트폰) |
|---|---|---|
| 유통 | 통신사가 관리하는 판매 창구 | 플랫폼 운영사가 직접 운영하는 앱 마켓 |
| 개발자 | 통신사와 계약할 수 있는 회사 중심 | 개인·소규모 팀도 바로 출시 가능 |
| 조작 | 숫자 버튼 | 터치스크린, 기울기 센서 등 |
영문 위키백과는 앱스토어를 "모바일 플랫폼 보유자가 직접 운영한 첫 콘텐츠 장터"로 설명합니다. 덕분에 작은 독립 개발사도 전 세계 이용자에게 게임을 직접 팔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애플은 판매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갔고, 2020년 12월에는 연 매출 100만 달러 미만 개발자의 수수료를 15%로 낮추는 제도를 발표했습니다.
앵그리버드: 터치스크린이 만든 첫 국민 게임
스마트폰 시대 초기를 대표하는 게임은 핀란드 로비오의 《앵그리버드》입니다. 로비오는 이전까지 다른 회사의 주문을 받아 51편의 게임을 만들어 온 개발사였고,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자체 게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앵그리버드는 2009년 12월 11일 iOS로 출시되었습니다. 새총으로 새를 날려 돼지들이 숨은 구조물을 무너뜨리는 물리 퍼즐 게임으로, 손가락으로 당겼다 놓는 조작이 터치스크린과 잘 맞았습니다. 2010년까지 5,000만 회 넘게 다운로드되었고, 이후 애니메이션과 영화, 테마파크로 이어지는 큰 프랜차이즈가 되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컷 더 로프》, 《프루트 닌자》 같은 게임도 인기를 끌면서 "짧게, 손가락으로, 언제든" 즐기는 모바일 게임의 문법이 자리 잡았습니다.
부분 유료화와 인앱 결제의 시대
2009년 10월, 애플은 앱 안에서 추가 콘텐츠를 살 수 있는 인앱 결제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이 기능은 모바일 게임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캔디크러시와 '스태미나' 모델
2012년 킹의 《캔디크러시 사가》와 일본 겅호의 《퍼즐앤드래곤》은 일정 시간마다 충전되는 '생명'이나 '스태미나'로 플레이 횟수를 제한하고, 기다리기 싫은 사람은 결제로 바로 이어서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방식은 수많은 이용자와 큰 매출을 동시에 끌어모으며 무료 다운로드 + 인앱 결제 모델을 업계 표준으로 만들었습니다.
영문 위키백과에 따르면 무료 게임의 매출은 대개 전체 이용자의 10%도 안 되는 결제 이용자에게서 나오며, 그중에서도 약 2%의 고액 결제자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런 구조는 많은 사람이 무료로 즐길 수 있게 해 주었지만, 과도한 과금 유도라는 비판도 함께 받았습니다.
클래시 오브 클랜과 라이브 서비스
핀란드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은 2012년 8월 2일 iOS, 2013년 10월 7일 안드로이드로 출시되었습니다. 자신의 마을을 키우고 다른 사람의 마을을 공격하는 전략 게임으로, 최대 50명이 모이는 '클랜'과 클랜전 같은 협동 요소가 핵심입니다. 꾸준한 업데이트로 오랫동안 운영되는 모바일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포켓몬 GO: 스마트폰을 들고 밖으로
2016년 7월 6일 호주, 뉴질랜드, 미국에서 먼저 출시된 《포켓몬 GO》는 GPS와 증강현실을 이용해 실제 거리를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는 게임입니다. 나이언틱이 닌텐도, 포켓몬 컴퍼니와 함께 만들었습니다.
포켓몬 GO는 2016년 한 해에만 5억 회 넘게 다운로드되었고, 2019년 초까지 누적 다운로드 10억 회를 넘겼습니다. 2020년까지 벌어들인 매출은 60억 달러가 넘습니다. 출시 당시 한국에서는 지도 데이터 반출 제한으로 정식 서비스가 되지 않았는데, 강원도 속초 일대에서만 게임이 작동하는 오류가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속초로 몰려가기도 했습니다.
이 게임은 스마트폰만이 할 수 있는 플레이, 즉 위치 정보와 카메라를 쓰는 게임이 얼마나 큰 반응을 얻을 수 있는지 보여 주었습니다.
하이퍼캐주얼: 광고로 돌아가는 아주 짧은 게임
2013년 5월 베트남 개발자 응우옌하동이 만든 《플래피 버드》는 2014년 초 갑자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화면을 톡톡 눌러 새를 파이프 사이로 통과시키는 것이 전부인 게임이었지만, 한창때 광고 등으로 하루 5만 달러를 벌었다고 개발자가 밝혔습니다. 그는 2014년 2월 10일 스스로 게임을 내렸습니다.
이런 게임들은 2017년 무렵 '하이퍼캐주얼'이라는 이름으로 묶이며 하나의 흐름이 되었습니다. 부두(Voodoo), 케첩(Ketchapp), 콸리(Kwalee) 같은 회사가 대표적입니다. 하이퍼캐주얼 게임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설명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한 손 조작
- 단순한 2D 그래픽과 끝없이 반복되는 구조
- 결제보다 광고(보상형 동영상, 배너, 전면 광고)로 버는 수익 구조
투자도 몰렸습니다. 유비소프트는 2016년 케첩을 인수했고, 2017년 골드만삭스는 부두에 2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오늘날의 모바일 게임
2016년 무렵 모바일 게임 매출은 다른 게임 분야를 넘어섰고, 지금은 게임 산업에서 가장 큰 부문입니다. 2025년 모바일 게임이 전 세계 게임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집계에 따라 49%에서 56%까지로 추정됩니다.
최근의 흐름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PC·콘솔 수준의 대작: 2018년 3월 19일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2020년 안드로이드·iOS·PC·플레이스테이션 4로 동시에 나온 《원신》처럼 다른 플랫폼과 경쟁하는 대형 게임이 늘었습니다.
- 크로스플랫폼: 같은 계정으로 휴대폰과 PC, 콘솔을 오가며 이어서 즐기는 방식이 흔해졌습니다.
- 구독과 새로운 유통: 애플은 2019년 9월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를 시작했고, 앱스토어 수수료를 둘러싼 규제와 소송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 장르의 다양화: 퍼즐, 전략, 디펜스, RPG까지 거의 모든 장르가 모바일에 맞게 다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흑백 화면의 스네이크에서 시작한 모바일 게임은 이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게임 형태가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한 판을 끝낼 수 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전략을 담는 것은 지금도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숙제입니다. KEKE STUDIO의 《그리드 디펜스》도 같은 고민에서 출발한 게임으로, 2087년의 도시를 배경으로 타워와 여섯 워든을 지휘하는 SF 전술 타워 디펜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