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덱빌딩 게임이란? TCG·덱빌딩·로그라이크 덱빌딩 차이와 대표작
카드 게임과 덱빌딩 게임의 정의, 수집형 카드 게임(TCG)·덱빌딩·로그라이크 덱빌딩의 차이, 매직 더 개더링부터 슬레이 더 스파이어·발라트로까지 대표작과 설계 특징을 정리했습니다.
카드 몇 장을 손에 들고 "이번 턴에 무엇을 낼까"를 고민하는 게임은 아주 오래된 놀이입니다. 그런데 최근 10년 사이 게임 스토어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단어 중 하나가 덱빌딩입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 발라트로처럼 카드로 싸우거나 점수를 내는 인디 게임이 연달아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드 게임"이라는 말 안에는 서로 꽤 다른 게임들이 섞여 있습니다. 카드를 사서 모으는 수집형 카드 게임, 게임 도중에 덱을 키우는 덱빌딩 게임, 그리고 무작위 던전과 결합한 로그라이크 덱빌딩이 대표적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차이를 중심으로 장르의 정의, 하위 분류, 역사 속 대표작, 설계 원리를 정리합니다.
정의와 핵심 재미: 덱이 곧 나의 전략
카드 게임은 정해진 카드 묶음(덱)에서 카드를 뽑아 그 효과로 승부를 겨루는 게임입니다. 그중 덱빌딩 게임은 덱을 만드는 일 자체가 게임의 중심인 장르를 말합니다. 영어 위키백과는 덱빌딩 게임이 수집형 카드 게임과 비슷하게 각자 자기 덱을 쓰지만, 카드를 무작위 팩으로 사지 않고 덱 대부분을 게임을 하는 도중에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기본 흐름은 이렇습니다. 모두 약한 카드 몇 장으로 시작하고, 매 턴 몇 장을 뽑아 사용하며, 그 결과로 얻은 자원으로 더 좋은 카드를 사서 덱에 넣습니다. 덱을 다 쓰면 버린 카드 더미를 섞어 다시 덱을 만들기 때문에, 새로 산 카드가 점점 손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 장르의 재미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조합의 재미: 카드 한 장은 평범해도 다른 카드와 만나면 강력한 연쇄(콤보)가 됩니다.
- 성장의 재미: 약한 덱이 판이 진행될수록 눈에 띄게 강해집니다.
- 확률을 다루는 재미: 언제 무엇이 손에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운을 줄이고 기대값을 높이는 판단이 실력이 됩니다.
하위 분류
| 갈래 | 덱을 만드는 시점 | 특징 | 대표작 |
|---|---|---|---|
| 수집형 카드 게임(CCG·TCG) | 게임 전, 모은 카드로 | 카드 수집과 거래, 팩 개봉 | 매직: 더 개더링, 포켓몬 카드 게임 |
| 디지털 수집형 카드 게임 | 게임 전, 디지털 카드로 | 온라인 대전, 실물로는 어려운 효과 | 하스스톤, 레전드 오브 룬테라 |
| 덱빌딩 보드게임 | 게임 도중, 공용 시장에서 구매 | 같은 조건에서 시작하는 공정한 경쟁 | 도미니언, 어센션 |
| 로그라이크 덱빌딩 | 게임 도중, 전투 보상으로 | 무작위 지도, 한 번 죽으면 처음부터 | 슬레이 더 스파이어, 몬스터 트레인 |
| 카드 활용 하이브리드 | 다른 장르의 행동을 카드로 | RPG·액션·퍼즐의 행동을 덱으로 표현 | 인스크립션, 발라트로 |
가장 헷갈리는 것은 CCG와 덱빌딩의 차이입니다. CCG는 게임 밖에서 카드를 모으고 덱을 짠 뒤 대전에 들어가고, 덱빌딩은 게임 안에서 덱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덱빌딩은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는 장점이 있고, CCG는 오랫동안 카드를 모으는 수집의 재미가 있습니다.
역사 속 대표작
| 연도 | 게임 | 개발사 | 특징 |
|---|---|---|---|
| 1993 | 매직: 더 개더링 | 위자즈 오브 더 코스트 (디자인 리처드 가필드) | 수집형 카드 게임 장르를 연 작품 |
| 1998 | 포켓몬 카드 GB | 허드슨·크리처스 (발매 닌텐도) | 실물 카드 게임을 게임보이 컬러로 옮긴 초기 디지털 카드 게임 |
| 2008 | 도미니언 | 도널드 X. 바카리노 (발매 리오 그란데 게임즈) | 덱빌딩 장르의 표준을 만든 보드게임 |
| 2010 | 어센션 | 스톤 블레이드 엔터테인먼트 | 공용 시장 카드가 계속 바뀌는 덱빌딩, 디지털판도 출시 |
| 2014 | 하스스톤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 30장 덱으로 겨루는 무료 디지털 카드 게임 |
| 2019 | 슬레이 더 스파이어 | 메가 크릿 | 로그라이크 덱빌딩을 유행시킨 작품 (앞서 해보기 2017) |
| 2020 | 몬스터 트레인 | 샤이니 슈 | 여러 층의 열차를 지키는 로그라이크 덱빌딩 |
| 2020 | 레전드 오브 룬테라 | 라이엇 게임즈 | 매 턴 공격과 수비가 번갈아 오는 디지털 CCG |
| 2021 | 인스크립션 | 대니얼 멀린스 게임즈 | 덱빌딩에 공포·퍼즐·메타 서사를 결합 |
| 2024 | 발라트로 | 로컬썽크 (발매 플레이스택) | 포커 족보로 점수를 내는 로그라이크 덱빌딩 |
종이 카드에서 시작한 장르
1993년 리처드 가필드가 만든 매직: 더 개더링은 카드를 모으고 덱을 짜서 대결하는 수집형 카드 게임을 하나의 산업으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1990년대 후반부터는 이 경험을 컴퓨터와 게임기로 옮긴 디지털 카드 게임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에는 보드게임 도미니언이 등장했습니다. 덱을 미리 사 모으는 대신 게임 중에 공용 시장에서 카드를 사서 덱을 키우는 방식이었고, 2009년 독일 "올해의 게임(Spiel des Jahres)" 상을 받으며 덱빌딩이라는 장르 이름을 널리 알렸습니다.
디지털 대전의 시대
2014년 블리자드의 하스스톤은 상대 턴에 반응할 일을 줄여 대전을 빠르게 만들고, PC와 모바일을 오가며 즐길 수 있게 했습니다. 실물 카드로는 불가능한 "무작위 카드 생성" 같은 효과도 적극적으로 썼습니다. 블리자드는 2018년 11월 기준 플레이어가 1억 명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로그라이크 덱빌딩의 폭발
2017년 앞서 해보기로 나오고 2019년 1월 정식 출시된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덱빌딩과 로그라이크를 결합했습니다. 무작위로 만들어지는 탑을 오르며 전투 보상으로 카드를 하나씩 고르고, 쓸모없는 카드를 덜어 내며 덱을 다듬습니다. 위키백과는 이 게임을 로그라이크 덱빌딩 유행을 이끈 작품으로 평가합니다(이런 방식의 첫 사례로는 2014년 드림 퀘스트가 꼽힙니다). 후속작 슬레이 더 스파이어 2는 2026년 3월 앞서 해보기로 나왔습니다.
2024년 발라트로는 포커 족보로 점수를 내는 단순한 규칙에 조커 카드의 연쇄 효과를 더해, 1인 개발 게임으로 2025년 1월까지 500만 장 넘게 팔렸습니다.
설계 특징
덱빌딩 게임을 설계할 때 중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덱 압축과 희석: 좋은 카드를 넣을수록 덱이 강해지지만, 카드가 많아지면 원하는 카드를 뽑을 확률은 낮아집니다. 그래서 약한 카드를 "제거"하는 기능이 덱을 넣는 기능만큼 중요합니다.
- 자원 곡선: 마나나 에너지 같은 자원이 한 턴에 낼 수 있는 카드 수를 정합니다. 싼 카드와 비싼 카드의 균형이 덱의 리듬을 만듭니다.
- 선택지 3개의 원칙: 로그라이크 덱빌딩은 보상으로 보통 몇 장 중 하나를 고르게 합니다. 선택지를 적게 주어야 판단이 빨라지고, "이번엔 이 방향으로 가 보자"는 계획이 생깁니다.
- 시너지 축: 독, 방어, 카드 뽑기처럼 서로 맞물리는 축을 여러 개 준비해, 판마다 다른 덱이 완성되게 합니다.
- 정보 공개: 적이 다음 턴에 무엇을 할지 미리 보여 주는 방식(의도 표시)은 운보다 계획의 비중을 높여 줍니다.
수집형 카드 게임은 여기에 카드 수집과 수익 모델이라는 과제가 더해집니다. 무작위 카드 팩은 확률형 아이템과 비교되며 여러 나라에서 규제 논의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 보드게임이나 카드 게임처럼 차분하게 생각하며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
- 반사 신경보다 계획과 계산으로 이기고 싶은 사람
- 한 판이 20~60분 정도로 끝나고, 매번 다른 전개를 원하는 사람
- 남과 겨루는 대전(CCG)이나, 혼자 깊게 파고드는 도전(로그라이크 덱빌딩) 중 원하는 쪽을 고르고 싶은 사람
처음이라면 규칙이 친숙한 발라트로나, 보상 카드를 하나씩 고르며 덱이 자라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슬레이 더 스파이어 같은 로그라이크 덱빌딩부터 시작하는 것이 부담이 적습니다.
오늘날의 카드·덱빌딩 게임
지금 덱빌딩은 독립된 장르이면서 동시에 다른 장르에 붙는 "부품"이 되었습니다. 전략 게임의 행동, 액션 게임의 기술, 퍼즐 게임의 블록을 카드로 표현하는 작품이 꾸준히 나옵니다. 카드라는 형식이 무작위성과 선택을 깔끔하게 보여 주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대전형 카드 게임 쪽에서는 짧은 대전이 흐름입니다. 2022년 나온 마블 스냅은 12장 덱으로 약 3분 만에 끝나는 대전을 내세웠습니다. 실물 카드 게임 역시 여전히 큰 시장이어서, 매직: 더 개더링은 2022 회계연도 매출 1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해즈브로가 밝혔습니다.
카드 게임의 매력은 손 안의 몇 장으로 매번 새로운 문제를 푸는 데 있습니다. 같은 카드라도 덱이 바뀌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는 점, 그것이 덱빌딩이 계속 사랑받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