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종류 총정리: JRPG·서양 RPG·액션 RPG·MMORPG·수집형·방치형·택틱스·소울라이크 비교
RPG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JRPG, 서양 RPG, 액션 RPG, MMORPG, 수집형, 방치형, 택틱스, 소울라이크, 로그라이크, 뱀서류까지 전투 방식·성장·플레이 시간을 한 표로 비교하고 고르는 법을 정리합니다.
'RPG를 좋아한다'는 말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뜻합니다. 한 사람은 턴제 전투로 긴 이야기를 따라가는 드래곤 퀘스트를 떠올리고, 다른 사람은 수십 명이 함께 보스를 잡는 MMORPG를, 또 다른 사람은 출퇴근길에 캐릭터를 뽑고 키우는 모바일 게임을 떠올립니다. 모두 RPG지만 즐기는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이 글은 RPG의 여러 갈래를 한자리에 모아 비교하는 안내서입니다. 각 하위 장르가 무엇인지, 전투와 성장 방식은 어떻게 다른지, 어떤 사람에게 맞는지 표로 정리합니다. RPG가 어떻게 생겨나 지금에 이르렀는지는 RPG의 역사에서 시대순으로 다뤘으니, 여기서는 '분류'에 집중합니다. 각 갈래는 따로 쓴 글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RPG의 정의와 핵심 재미: 무엇이 RPG를 RPG로 만드나
RPG(롤플레잉 게임)는 플레이어가 한 인물이나 파티의 역할을 맡아 세계를 탐험하고 성장하는 게임입니다. 갈래가 아무리 달라도 대부분 다음 요소를 공유합니다.
- 성장: 경험치와 레벨, 능력치, 스킬로 캐릭터가 강해집니다.
- 장비와 아이템: 무기와 방어구, 소모품이 전투 결과를 바꿉니다.
- 수치가 결과에 영향: 플레이어의 손놀림만이 아니라 캐릭터의 수치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 세계와 이야기: 퀘스트와 이야기가 탐험의 이유를 줍니다.
하위 장르는 이 요소 가운데 무엇을 강조하고, 전투를 어떤 방식으로 풀며, 몇 명이 함께 하느냐에 따라 갈라집니다. 크게 보면 세 가지 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전투 방식: 턴제인가, 실시간인가, 칸 위의 전술인가, 자동인가
- 이야기와 자유도: 정해진 이야기를 따라가는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가
- 플레이 형태: 혼자 하는가, 대규모로 함께 하는가, 짧게 자주 하는가
기원: 하나의 뿌리에서 여러 갈래로
모든 RPG의 뿌리는 1974년 탁상 게임 『던전스 앤 드래곤스』입니다. 이것이 1970~80년대 미국 대학과 가정용 컴퓨터로 옮겨 가 『로그』, 『위저드리』, 『울티마』가 되었고, 일본에서는 이를 본보기로 게임기용 RPG가 생겨났습니다. 이후 실시간 전투를 택한 갈래(액션 RPG), 전술 전투를 택한 갈래(택틱스 RPG), 인터넷으로 많은 사람을 모은 갈래(MMORPG), 모바일에 맞춘 갈래(수집형·방치형)가 차례로 뻗어 나왔습니다. 자세한 시대별 흐름은 RPG의 역사를 참고하세요.
한눈에 보는 RPG 하위 장르 비교표
| 하위 장르 | 전투 방식 | 성장의 중심 | 플레이 형태 | 대표작 |
|---|---|---|---|---|
| JRPG | 턴제·커맨드(일부 액션) | 레벨과 정해진 동료 | 혼자, 긴 이야기 |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페르소나 |
| 서양 RPG(WRPG) | 실시간·턴제 다양 | 직접 만든 캐릭터, 선택과 대화 | 혼자, 높은 자유도 | 발더스 게이트, 엘더 스크롤, 위처 |
| 액션 RPG·핵앤슬래시 | 실시간 직접 조작 | 장비 파밍, 스킬 빌드 | 혼자·협동 | 디아블로, 몬스터 헌터, 패스 오브 엑자일 |
| MMORPG | 실시간(탭 타깃·논타깃) | 레벨, 장비, 길드 활동 | 대규모 온라인 | 리니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 수집형 RPG | 턴제·자동·액션 다양 | 캐릭터 뽑기와 육성 | 짧게 자주, 장기 서비스 | 서머너즈 워, 페이트/그랜드 오더, 원신 |
| 방치형 RPG | 자동 | 숫자 성장, 환생 | 켜 두기·짧은 확인 | 클리커 히어로즈, AFK 아레나 |
| 택틱스 RPG(SRPG) | 격자 위 턴제 전술 | 유닛 육성, 직업 | 혼자, 수 읽기 | 파이어 엠블렘,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XCOM |
| 소울라이크 | 실시간, 신중한 근접 전투 | 플레이어 숙련 + 캐릭터 | 혼자(부분 온라인) | 다크 소울, 엘든 링, P의 거짓 |
| 로그라이크 | 턴제·실시간 다양 | 한 판 안의 성장 + 영구 해금 | 짧은 반복 도전 | 로그, 하데스 |
| 뱀서류 | 자동 공격 + 이동 | 레벨업 선택, 무기 진화 | 15~30분 한 판 | 뱀파이어 서바이버즈, 브로테이토 |
갈래별 핵심 정리
이야기 중심: JRPG와 서양 RPG
가장 오래된 구분은 JRPG와 서양 RPG입니다. 1980년대 미국 PC의 『울티마』, 『위저드리』가 출발점이었고, 이를 본보기로 일본에서 1986년 『드래곤 퀘스트』가 나오면서 두 갈래가 생겼습니다.
- JRPG는 이름과 성격이 정해진 주인공 일행이 극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는 게임이 많습니다. 턴제 커맨드 전투, 밝은 색감, 애니메이션풍 캐릭터가 흔한 특징입니다.
- 서양 RPG는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직접 만들고, 대화와 선택으로 이야기가 갈라지며, 넓은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테이블탑 RPG의 규칙을 옮긴 『발더스 게이트』 같은 CRPG와, 『스카이림』 같은 오픈 월드 RPG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이 구분은 어디까지나 경향입니다. 일본에도 자유도 높은 RPG가 있고, 서양에도 정해진 이야기를 따라가는 RPG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프랑스에서 만든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처럼 JRPG풍 턴제 전투를 쓴 서양 게임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손맛 중심: 액션 RPG와 소울라이크
액션 RPG는 턴을 기다리지 않고 실시간으로 직접 싸우는 RPG입니다. 1984년 일본의 『하이드라이드』, 『드래곤 슬레이어』가 시작이었고, 1996년 『디아블로』가 쿼터뷰 시점에서 몰려오는 적을 베고 아이템을 줍는 '핵앤슬래시' 스타일을 정착시켰습니다. 오늘날 대형 오픈 월드 게임 대부분이 액션 RPG의 형태를 띱니다.
소울라이크는 액션 RPG의 하위 장르로, 2009년 『데몬즈 소울』과 2011년 『다크 소울』에서 시작했습니다. 높은 난도, 죽을 때마다 배우며 나아가는 구조, 드문 체크포인트, 말 대신 환경으로 전하는 이야기가 특징입니다. 같은 실시간 전투라도 액션 RPG가 '강해지는 쾌감'에 무게를 둔다면, 소울라이크는 '넘어서는 성취감'에 무게를 둡니다.
사람 중심: MMORPG
MMORPG는 수백, 수천 명이 하나의 영속적인 세계에서 함께 노는 RPG입니다. 『울티마 온라인』(1997), 한국의 『바람의 나라』(1996)와 『리니지』(1998),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2004)가 장르의 기틀을 만들었습니다. 탱커·힐러·딜러의 역할 분담, 수십 명이 함께 도전하는 레이드, 길드 간 공성전, 이용자끼리 사고파는 경제가 다른 RPG에는 없는 재미입니다. 한국에서는 PC방 문화와 함께 자랐고, 지금은 모바일 MMORPG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시간·수익 구조 중심: 수집형과 방치형
모바일 시대에 크게 자란 두 갈래는 전투 방식보다 '어떻게 즐기고 어떻게 수익을 내는가'로 구분됩니다.
- 수집형 RPG는 여러 캐릭터를 뽑아 모으고 팀을 꾸려 키우는 게임입니다. 새 캐릭터는 주로 무작위 뽑기(가챠)로 얻습니다. 2012년 『퍼즐앤드래곤』 이후 일본과 한국 모바일 시장의 중심 장르가 되었고, 2020년 『원신』은 오픈 월드 액션과 결합했습니다. 한국에서는 2024년 3월부터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가 법적 의무가 되었습니다.
- 방치형 RPG는 켜 두거나 꺼 두어도 캐릭터가 알아서 싸우고 성장하는 게임입니다. 『프로그레스 퀘스트』(2002)와 『쿠키 클리커』(2013) 같은 인크리멘털 게임에서 출발해, 자동 전투와 진행 초기화(환생) 구조를 갖춘 RPG로 발전했습니다.
두 갈래는 자주 섞입니다. 수집형 RPG에 방치 보상이 들어가거나, 방치형 RPG에 캐릭터 뽑기가 들어가는 식입니다.
전략 중심: 택틱스 RPG
택틱스 RPG(SRPG)는 체스판 같은 격자 위에서 유닛을 한 칸씩 움직이며 싸우는 RPG입니다. 1990년 『파이어 엠블렘』이 일본식 SRPG의 틀을, 1994년 『X-COM』이 서양식 분대 전술의 틀을 만들었습니다. 이동 범위와 공격 범위, 지형의 높낮이, 승리 조건을 따져 한 수씩 두는 재미가 핵심입니다. 손이 빠르지 않아도 머리로 이길 수 있다는 점에서 JRPG와 닮았지만, 전투의 비중이 훨씬 큽니다.
반복 도전 중심: 로그라이크와 뱀서류
RPG에서 갈라져 나와 독립 장르가 된 갈래도 있습니다.
- 로그라이크·로그라이트는 1980년 『로그』에서 이름이 왔습니다. 매번 새로 만들어지는 던전에 도전하고,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최근의 로그라이트는 판이 끝나도 일부 성장을 남겨 줍니다.
- 뱀서류는 2022년 『뱀파이어 서바이버즈』가 대중화한 장르입니다. 캐릭터는 자동으로 공격하고, 플레이어는 움직이며 레벨업 때마다 강화를 골라 몰려오는 적을 15~30분 동안 버팁니다. 스팀은 2026년 이 장르의 공식 태그를 '불릿 헤븐'으로 정했습니다.
갈래별 출발점이 된 대표작
| 연도 | 게임 | 개발사 | 특징 |
|---|---|---|---|
| 1980 | 로그 | 마이클 토이·글렌 위치먼 | 무작위 던전, 로그라이크의 이름이 된 게임 |
| 1984 | 하이드라이드 | T&E 소프트 | 넓은 필드를 갖춘 초기 액션 RPG |
| 1986 | 드래곤 퀘스트 | 춘소프트(발매 에닉스) | 콘솔 JRPG의 원형 |
| 1990 | 파이어 엠블렘 암흑룡과 빛의 검 | 인텔리전트 시스템즈 | 일본식 SRPG의 틀 |
| 1996 | 디아블로 | 블리자드 노스 | 핵앤슬래시와 아이템 파밍 |
| 1997 | 울티마 온라인 | 오리진 시스템스 | MMORPG의 대중화 |
| 1998 | 발더스 게이트 | 바이오웨어 | 테이블탑 규칙을 옮긴 서양 CRPG |
| 2002 | 프로그레스 퀘스트 | 에릭 프레드릭슨 | 방치형 게임의 시작으로 꼽힘 |
| 2009 | 데몬즈 소울 | 프롬소프트웨어 | 소울라이크의 출발점 |
| 2012 | 퍼즐앤드래곤 | 겅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 모바일 가챠 수집형의 대중화 |
| 2022 | 뱀파이어 서바이버즈 | poncle | 뱀서류(불릿 헤븐)의 대중화 |
이런 사람에게 추천: 나에게 맞는 RPG 고르기
| 이런 사람이라면 | 추천 갈래 |
|---|---|
| 소설처럼 긴 이야기를 따라가고 싶다 | JRPG |
| 내 선택으로 이야기와 세계가 바뀌길 원한다 | 서양 RPG |
| 직접 싸우는 손맛과 장비 모으기가 좋다 | 액션 RPG·핵앤슬래시 |
| 어려운 도전을 끝내 넘는 성취감이 좋다 | 소울라이크 |
| 사람들과 함께 오래 즐기고 싶다 | MMORPG |
| 캐릭터를 모으고 키우는 게 즐겁다 | 수집형 RPG |
| 바빠서 틈틈이 확인만 하고 싶다 | 방치형 RPG |
| 체스처럼 수를 읽는 전투가 좋다 | 택틱스 RPG |
| 짧은 판을 여러 번 도전하는 게 좋다 | 로그라이크·뱀서류 |
설계 포인트: 갈래마다 다른 과제
만드는 쪽에서 보면 각 갈래는 서로 다른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 JRPG·택틱스는 전투 선택에 의미를 부여하고 반복 사냥을 줄이는 것이 과제입니다.
- 액션 RPG·소울라이크는 타격감과 공정한 난도, 성장이 전투를 바꾸는 체감이 중요합니다.
- MMORPG는 혼자와 함께의 균형, 게임 속 경제, 서버 운영이라는 '서비스'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 수집형·방치형은 성장 곡선과 수익 모델, 그리고 이용자 신뢰 사이의 균형이 핵심입니다.
- 로그라이크·뱀서류는 매 판이 달라지는 조합과 짧은 한 판의 완성도가 승부처입니다.
오늘날: 경계가 흐려지는 RPG
요즘 RPG는 하나의 칸에 딱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신』은 오픈 월드 액션 RPG이면서 수집형 RPG이고, 『엘든 링』은 소울라이크이면서 오픈 월드 RPG입니다. 『홀즈 오브 토먼트』는 뱀서류에 디아블로식 액션 RPG의 분위기를 입혔고, 모바일 MMORPG는 방치형 게임의 자동 사냥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하위 장르 이름은 '정답'이라기보다 게임을 설명하는 출발점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게임을 고를 때도, 만들 때도 "이 게임은 어떤 전투를 하고, 무엇으로 성장하며, 얼마나 오래 누구와 함께 하는가"를 물어보면 그 게임이 어떤 갈래에 가까운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